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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아닌 필수…친환경 소비 ‘그린슈머’가 뜬다
  • 김이수 기자
  • 등록 2022-09-08 16:3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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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즘 어때?<31>]-친환경 소비
  • 기후변화·코로나19 팬데믹 계기 환경에 대한 경각심 증대, 친환경 소비 확산
  • 일상 속 친환경 실천 소비자 급증…기업들 앞다퉈 친환경 제품 개발 및 출시

기후변화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환경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친환경 소비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다. [사진=아모레퍼시픽]기후변화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환경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친환경 소비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다. 탄소중립을 표방한 플라스틱 규제와 환경규제가 잇따라 나오면서 기업들도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친환경 제품을 개발해 출시하고 있으며, 마케팅에도 친환경을 내세운 표현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는 소비자들의 니즈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이상기후와 팬데믹이라는 유례없는 환경 재해를 직접적으로 겪으면서 환경보호에 대한 필요성이 증대됐다. 친환경 활동의 일환으로 소비자는 의식적으로 되도록 환경보호에 일조할 수 있는 친환경 제품을 선호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이상기후·코로나19 여파 환경보호 경각심 높아진 소비자, 그린슈머 확산


그린슈머는 자연을 상징하는 말인 그린(green)과 소비자라는 뜻을 가진 컨슈머(consumer)의 합성어다. 이들은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제품 가격이 조금 더 비싸더라도 기꺼이 소비한다. 제품의 생산방식부터 포장재, 원료 등의 친환경성을 고려하고, 친환경 경영을 추구하는 기업을 선호한다. 


그린슈머 수가 가장 많은 집단은 MZ세대와 재택근로자다. 밀레니얼(M) 세대는 현재 친환경 가치를 주도하고 있으며 친환경 제품의 주된 소비층이다. Z세대는 아직 주요 경제 활동층이 아니기 때문에 높은 친환경 가치가 소비로 직결되고 있지는 않지만, 사회적 가치를 전파해 구매에 영향을 주고 있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퍼스트 인사이트가 2020년 조사한 ‘세대별 친환경 제품에 대한 추가비용 지불 의사’에 따르면 Z세대의 73%가 친환경 제품에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으며 밀레니얼 세대는 68%, X세대는 55%, 베이비부머 세대는 42% 등으로 나타났다. 


MZ세대와 재택근로자의 소비패턴은 환경적 요소에 높은 관여도를 보일 것이며, 이들의 친환경 소비는 계속될 전망이다. 

2030년 이후에는 X세대를 뛰어넘은 주된 소비층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밖에도 팬데믹의 영향으로 비대면 소비가 늘어났고 이를 주도하는 재택근로자의 친환경 제품 소비도 증가하고 있다. 이들은 비재택근로자 대비 높은 구매력을 가지고 있으며 친환경 소비에 관심이 높다. 팬데믹이 종료되어도 MZ세대와 재택근로자의 소비패턴은 환경적 요소에 높은 관여도를 보일 것이며, 이들의 친환경 소비는 계속될 전망이다.


전 세계 주요 산업은 친환경 트렌드를 적극 반영하고 있으며 글로벌 친환경 경제는 2030년에 이르면 약 10조 달러 규모의 비즈니스 가치와 4억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소비재 시장에도 친환경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으며, 친환경 시장으로 변모하는 속도가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의 경우 전체 소비재시장 중 친환경 소비재시장의 성장 속도가 가파르게 나타나 전체 시장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EU 또한 친환경 제품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관련 인증도 확대되고 있다. 국내의 경우도 2001년 1.5조 원 규모였던 친환경 시장이 2020년 30조 원으로 20배 가까이 증가했다.


◆MZ세대 그린슈머 겨냥한 기업들, 친환경 경영 가속페달


기업들이 친환경 경영을 추진하면서 눈여겨보는 이들은 MZ세대다. MZ세대는 친환경 제품을 소비함으로써 자신의 가치를 외부에 알리길 선호하기 때문이다. 디지털 기술에 친숙한 MZ세대는 SNS나 인플루언서,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제품을 접하며 원하는 제품에 대해선 아낌없이 소비하는 성향이 두드러진다. 


특히 구매한 제품이 자신을 표현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생각하는 만큼 사용 후기를 온라인 채널 등을 통해 적극 게시하는 성향을 보인다. 기능성뿐 아니라 흥미롭고 기발한 디자인 트렌드를 잘 반영한 제품들 역시 소비의 핵심 요소다. 


MZ세대는 친환경 제품을 소비함으로써 자신의 가치를 외부에 알리길 선호한다. [사진=파타고니아]

친환경 소비를 추구하는 그린슈머는 친환경 가치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불편을 감수하는 경향이 있다. 최근 GS25와 아모레퍼시픽, 이마트 등 국내 대기업들은 샴푸나 바디워시, 세탁용품 등을 포장 용기 없이 내용물만 파는 방식으로 친환경 가치를 홍보하고 있다. 리필 용기를 구매했을 때 절약되는 플라스틱과 에너지 및 보존되는 나무 그루 수를 공개해 친환경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이마트의 경우 친환경 중소기업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친환경 생활용품 전문기업인 슈가버블은 이마트, 환경부 등과 협업해 이마트 매장 내 세제, 섬유유연제 전용 리필스테이션을 설치해 매달 1000명 이상의 소비자가 이용 중이다. 2020년 9월 1호점 설치 이후 1년 반만에 10호점까지 매장을 확대하는 등 친환경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실제 친환경 경영에 나선 기업들 중에는 긍정적 이미지를 얻어 매출 상승이라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친환경 기업 파타고니아는 1973년 창립 이후 꾸준히 친환경 기업 가치를 내세워 매출 상승을 이뤄냈다. 친환경 가치와 더불어 현실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는 비환경적 제조공정까지 투명하게 공개하고 홍보한 게 주효했다. 


배송업계에서도 친환경 경영을 엿볼 수 있다. 온라인 신선식품 배송업체 헬로우 네이처는 새벽배송의 단점으로 지적된 과도한 포장을 해결하기 위해 재사용 가능한 박스에 상품을 담아 배송하는 더그린 배송 서비스를 2019년 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과도한 포장재로 환경오염에 대한 소비자 부담과 포장재를 별도로 분리 배출해야 하는 소비자 번거로움을 경감시킬 수 있었다. 


덕분에 헬로우 네이처는 친환경과 편리성, 신선도 측면에서 높은 고객만족도를 얻으면서 서비스 도입 2년6개월여 만에 가입자 수가 8배 증가했다. 마켓컬리와 SSG닷컴 등 동종업계에서도 이를 벤치마킹해 친환경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경제시민단체 관계자는 “친환경 경영이 대세가 됐지만 가장 중요한 건 진정성 있는 친환경 정책으로 그린워싱 논란을 방지해야 한다는 점이다”며 “기업이 표시·광고 등을 통해 상품이나 서비스가 친환경적인 것처럼 과장되게 홍보하는 그린워싱은 오히려 기업이미지를 훼손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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